서울관 개관을 앞두고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전시관 마무리 공사와 개관 전시준비, 개관식 준비 등으로 정신없는 시간들을 보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작은 기획전시나 행사 준비에도 전날까지 급한 마감작업을 하기 일쑤인데 미술관 전체를 개관하자니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을까요. 저희 회사에서도 개관 기념전시들을 위한 ‘청소년워크북’을 제작하는 것으로 조금이나마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개관과 함께 서울관에서는 모두 5개의 전시가 개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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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워크북’
은 전시를 관람한 청소년들의 미술교육 프로그램에 사용하기 위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교육용 워크북은 개별 전시별로 따로 제작되곤 합니다. 전시기간이 서로 다르고 테마도 제각각이서 하나의 책자로 만들기엔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번에는 미술관 자체가 새로 개관하기 때문에 모든 전시의 시작날짜가 동일하고, 미술관 자체를 홍보할 필요도 있기 때문에 통합된 워크북 형태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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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특징은 여러 전시를 한 책자에 효율적으로 담아넣기 위해서 탭(tab) 형식을 도입한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워크북의 오른쪽 면에 각 전시의 제목이 표기된 탭을 배치하여 특정 전시에 해당하는 페이지를 손쉽게 볼 수 있도록 한 것이죠. 다양한 카테고리를 구분하기 위한 간단한 방법으로 많이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탭 구조로 디자인을 하는 경우 주의해야 할 점은 ‘종이의 두께’를 고려해서 탭의 위치를 세밀하게 조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중철제본(스테이플러)으로 제작하는 경우에 문제가 되는데, 간단히 설명하기 위해서 조금 과장된 사례를 들어보죠. 가로 폭이 100mm인 책자를 5mm 두께의 종이를 사용해서 제작하는 경우, 아래 그림처럼 책자 안쪽의 내지들은 종이 두께만큼 바깥쪽으로 밀려 나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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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자에서 우측에 10mm 폭의 탭을 넣으면 안쪽의 내지들의 탭은 종이 두께인 5mm 만큼 튀어나오게 되어서 탭의 라인이 맞지 않게 되죠.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안쪽 페이지들의 탭은 종이 두께인 5mm 만큼 안쪽에 배치되도록 미리 디자인해야 합니다. 이렇게 2장의 내지를 겹치는 경우라면 그나마 간단하지만, 페이지가 늘어나고 탭의 수도 많아지면 정말 복잡해 집니다. 이런 작업을 할 때는 최대한 정교하게 탭의 배치를 계산해서 작업하고, 인쇄/제작업체들과 협의해서 사전에 샘플을 여러번 만들며 오차를 줄이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샘플을 만들면서 수정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세심하게 작업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큰 오류없이 워크북이 만들어졌지만, 한 번만 샘플을 제작할 시간이 있었다면 더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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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디자인의 측면에서 보자면 워크북 도입부에는 서울관 소개글과 전시제목을 수록하고, 소개글 페이지를 펼치면 서울관 각 층의 전시장과 시설들을 표기한 인포메이션 페이지가 보이도록 했습니다. 각 전시별로 선정된 테마 컬러를 통해서 어느 공간에서 어떤 전시가 이루어 지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초기 시안에서는 탭들에도 전시 테마 컬러를 적용했는데, 개관 메인 포스터 디자인을 응용한 표지와의 조화를 위해서 최종 단계에서 흑백톤으로 변경했습니다.

내지 디자인에서도 각 페이지들의 좌측 하단에 작은 아이콘으로 해당 전시가 열리는 장소를 표기해서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이 아이콘 요소는 다른 디자인업체에서 작업한 전시도록의 요소를 그대로 적용한 것입니다. 동일한 전시를 위한 인쇄물들이니 가능한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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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표지 바깥에는 트레이싱지를 덧붙여 제본하여 완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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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륨은 작은 인쇄물이지만 다양한 요소들이 적용되어서 많은 공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그만큼 제작기간이 많이 필요했는데, 제작일정이 너무나 빠듯했기 때문에 정말 아슬아슬하게 납품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합니다. 대통령을 비롯해서 많은 국내외 인사들이 참여하는 개관식에 늦어서는 안되는데, 작업시간의 물리적인 한계 때문에 도저히 제 시간에 맞출 수 없었습니다. 결국 협력업체 담당자가 개관식에 필요한 최소 수량만을 직접 들고 달려가 1차 납품을 했고, 늦은 오후에 나머지 수량을 납품했습니다.

정신없던 일정이 지나고 몇일 지난 후에 서울관을 찾았습니다. 평일인데도 정말 많은 관람객들이 서울관을 찾고 있더군요. 학생들의 단체관람도 많은 듯 보였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되지만 점점 더 많은 문화공간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옛 동대문운동장 터에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라는 독특한 공간도 생겼지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도 앞으로 다양하고 재미있는 전시들을 이어나가는 멋진 문화공간이 되어주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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