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eing with the Heart
마음으로 보다
‘Seeing with the Heart’ Paperweights
루시아 임스(Lucia Eames, 1930~2014)는 미국의 예술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다.
하지만 그녀는 20세기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가구 디자이너인 찰스 임스(Charles Eames, 1907~1978)의 외동딸로 더 유명하지 않을까 싶다. 루시아는 찰스 임스와 그의 첫 번째 부인인 캐서린 사이에 태어났다. 찰스는 이혼 후에 추상화가인 레이 임스와 재혼하였고, 루시아는 어머니와 함께 지냈지만 여름이면 캘리포니아로 와서 찰스-레이 임스 부부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루시아 임스 (Lucia Eames)
임스 가족 3대 (왼쪽부터 루시아, 레이, 찰스 임스와 루시아의 네 자녀들)
성형합판이라는 신기술을 통해 현대 가구 디자인의 한 획을 그었던 부모가 세상을 떠난 후, 루시아는 26년 동안 부모의 유산을 보존하는데 여생을 바쳤다. 아직까지도 디자인 가구의 모범으로 사랑 받으며, 허먼 밀러(Herman Miller)와 비트라(Vitra) 등의 회사에서 판매되고 있는 찰스-레이 임스의 작품들이 본래의 의도에 따라 제대로 제작되도록 조율하는 역할도 하였으며, 유산으로 물려받은 임스 하우스(Eames House)를 보존하고, 재단을 만들어서 임스 부부의 철학이 미래 세대에도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고 한다. 유리와 강철, 시멘트 패널 등의 소재를 조립하는 형태로 만들어진 임스 하우스는 1940년대에 저렴하고 현대적인 주택 디자인을 개발하는 연구 프로젝트로 만들어졌는데, 컬러풀한 디자인이 인상적인 그 집에서 임스 부부는 여생을 보냈다. 루시아 임스는 2014년 4월 1일 83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임스 하우스 (Eames House)
루시아의 대표작은 1967년 그녀의 두 번째 남편인 아리스티데스 데메트리오스(Aristides Demetrios)와 공동 작업한 “윈드 하프(Wind Harp)”일 것이다. 사우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92 피트 높이의 강철 조형물로 바람이 불면 소리를 내는 설치 조각인데, 지금도 바람 부는 날이면 윙윙거리는 소리를 내며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Wind Harp by Lucia Eames & Aristides Demetrios
그 외에도 루시아는 단순하고 우아한 디자인의 작품들을 여럿 남겼는데, 그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디자인 중에 하나가 이번에 소개할 Seeing with the Heart 라는 작품이다. ‘마음으로 보다’ 정도로 번역될 수 있을 텐데, 개인적으로 아주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다. 리드미컬하게 디자인된 하트 내부에 눈 모양이 새겨진 디자인인데, 그녀 작품 특유의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형태감이 잘 살아있는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신중하고 섬세하게 다듬어진 심볼의 형상이 매우 인상적이다.
섬세하면서도 우아함이 느껴지는 심볼 디자인이 멋지다.
루시아는 Seeing with the Heart 디자인을 스테인레스 스틸 재질의 문진(paperweights)으로 만들어 집안 곳곳에 두는 것을 좋아했다고 하는데, 그녀가 대표로 있던 임스 오피스(Eames Office)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샵에서 지금도 판매하고 있다. 폭 11.4cm, 두께 1cm 정도라고 하는데, 크기도 적당하고 가격도 괜찮은(70달러 정도) 편이어서 장식용이나 가벼운 선물용으로 괜찮아 보인다. 간만에 눈에 들어온 소품이어서 몇 개 주문해 볼까 싶다.